▶강 여 빈
오래될수록 맛이 깊어진다는 소금을 한 가마니 들여온 순간 고자였던 버드나무 집 소금장수 왕 씨가 따라 들어왔습니다
늘 소금을 등에 지고 날랐던 그의 등은 곱사처럼 굽어 있었고 소금창고를 지키던 그 집 앞 버드나무
왕 씨가 소금을 지고 소금 팔이 에 나설 동안, 소금 간으로 맛을 내어 끓인 왕 씨네 국밥집 장국은 아내의 눈웃음처럼 사람들을 꼬였습니다
소금 사러 온 한 남자와 소금장수 아내가 눈이 맞아 사라진 날부터 창고에 쌓인 소금 한 가마 두 가마 낫에 찍혀 허물어졌습니다
닫혀있는 창고를 부수고 소금도둑이 들던 밤 달빛이 스며 들었습니다
왕 씨가 스르르 소금기둥이 되어 달을 품던 순간
소금이 제 몸뚱어리였던 왕 씨는 소금무덤에 갇혔습니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