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▶강 여 빈
낡은 대문을 활짝 열자
어머니는 수돗가에서 빨래를 치대고 있었다
방망이로 팡팡 두드릴 때
빨래판에서
비눗방울이 무지개로 터졌다
쪽마루에 웅크리자
눈꺼풀이
툇마루 사각거울 속으로 스르르 내려앉았다
거울 속에서
한쪽으로 휘어진 등
수건으로 감싼 머리
펌프질 소리
교련복 비틀어 짜는 소리가
양잿물처럼 흘러 내렸다
그때 봉당에서 빠져나온 물컹한 물체가
내 여린 무르팍을 타고 가슴께로 기어올라
빙빙 돌다가
셋방을 들인 부엌으로 달아났다
가슴을 휘젓고 간 시간들이
거울에 집을 지어 둥지를 텄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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