2. 거울의 집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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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    강 여 빈


낡은 대문을 활짝 열자

어머니는 수돗가에서 빨래를 치대고 있었다

방망이로 팡팡 두드릴 때

빨래판에서

비눗방울이 무지개로 터졌다

쪽마루에 웅크리자

눈꺼풀이

툇마루 사각거울 속으로 스르르 내려앉았다

 

거울 속에서

한쪽으로 휘어진 등

수건으로 감싼 머리

펌프질 소리

교련복 비틀어 짜는 소리가

양잿물처럼 흘러 내렸다


그때 봉당에서 빠져나온 물컹한 물체가

내 여린 무르팍을 타고 가슴께로 기어올라

빙빙 돌다가

셋방을 들인 부엌으로 달아났다

 

가슴을 휘젓고 간 시간들이

거울에 집을 지어 둥지를 텄다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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