강여빈
사내 급여일엔 사랑방
방구들은 절절 끓었다
가끔 사내의 아들이
담 붙이에서 아버지. 부르면
사랑방은 찬 기 가 돌았다
사랑방에 세 든 사내의 후실을
사랑방이라고 불렀다
사랑방이 읽는 잡지책은 사랑방에 흘러 넘쳤다
사랑방은 머지않아
화장품
자가용
아파트가 세상을 움직일 꺼 라 했다
월남치마를 걷어 부치면서
재벌이 손녀 같은 여배우를 데리고 산다며
입을 실룩 거리기도 했다
사랑방은
쥔 내 막둥이를 살붙이 마냥 사랑했다
양푼에
비빔거리도 들고 와 입천장이 보이도록 밥을 우겨 넣으며
웃다가도
어쩌다 뿔이 솟으면
며칠 씩
발걸음을 끊었다
어느 날은 물장사를 한다며
악착같이 모은 돈을 날마다 장판 바닥에 감춰 놓기도 했다
그러다가
떳떳하게 살아보자고 보따리를 쌌다
사랑방 걸음은 채 문지방도 넘기 전
정 때문에
걸려 넘어졌다
그 겨울 내내 사랑방
방구들은
절절 끓었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