8. 관절염
-강여빈
팡파르, 관악대가 차도에 길을 트고
정조 대왕과 혜경궁 홍씨가 가마를 타고 뒤따랐다
나는 동생을 수레에 태워 걸었다
도착지 북문에 하늘 궁전이 있을 듯 했다
천사들이 나팔을 불 것 같았다
분수대에서 북문까지 아직 덜 여문 무르팍으로
소방서 지나 수원극장 너머 팔달 문을 통과 했다
어느새 행사에 뒤따르던 시민들 흩어지고
운동장엔 빈 검정봉지가
바람에 뒹굴었다
관악대 연주에 맞춰 실컷
다리품을 팔고
다음 날 나는 일어날 수 가 없었다
어머니는 나를 뼈 접골원에 업고 가서
뼈를 맞추어 주었다
하늘 궁전 가는 길을 따라 나섰던
길이 보이지 않았던 그 길