보물섬
싱싱야채를 거쳐 샤넬미용실을 지나면
보물섬이 손짓 한다
주인은 신상품이 올라오거나 세일 기간이면
단골로 저장된 비밀열쇠를 푼다
정기세일을 알리는 푯말이 가게 유리문에 붙자
속살들이
유리창에 핀 다
문을 닫아건 에고 보세상점 보다
가짓수가 많아
눈요기에
장바구니들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서성이는 섬
나처럼 입소문에 떠밀려
발뒤꿈치 닳도록 드나드는 단골로
북적대는 시장
한복판에 떠 있는 섬
보물찾기에 서너 시간은 훌쩍 넘기고 마는
요술 섬
처음엔 보물을 찾지 못해
애꿎은 옷가지들 탓으로 돌렸지만
이제 검은 봉지에 나를 가득 채우는
요령 섬
물 빠진 바지차림에 묻힌 나를
파헤치는
무기가 숨어 사는 섬
보물섬!